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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12.  자이언트 치와와 아름쌤은 말티즈. 아름쌤은 치와와. 자이언트치와와가 되었던 지난 어느 날 생각난다. 요 똥강아지들. 아꼽기가 참. 2015.2.12. 2016. 7. 1.
2015.2.11. 붕어빵 서류에 코 박거나 밖으로 도는 일이 아이들한테 미안했다. 연이은 출장에 며칠 못 볼 생각 하니 친구들 얼굴이 벌써 눈에 밟혔다. 들어오는 길에 허둥지둥 붕어빵을 샀다. 천 원에 두 마리 밖에 안 줘서 마음 아팠는데 착한 친구들은 스무 마리로 오손도손 나눠먹었다. 팥도 얼마 안 들었는데 질소 붕어빵이라고 웃으면서 예쁘게들 먹었다. 붕어빵값 올랐을 줄 알았으면 부지런 떨어서 용가리빵 사올 걸 그랬다. 아직까지 아쉽다. 눈에 밟히다. 이 말이 참 좋다. 어딘가 애틋해서 그 마음이 더 좋다. 돌아오는 길은 용가리빵을 사올까. 계란빵을 사올까. 2015.2.11. 2016. 7. 1.
2015.2.5. 유자차 봄이고 여름이고 가을이고, 봄날으로 가겠다고 유자차를 흥얼거렸다. 걸으며, 머리 식히는 틈틈이, 듣고 불렀다. 기다리는 봄은 오지 않고 눈비 맞은 아침. 출장길, 비행기 타고 오르니 하늘은 이미 봄날이었다. 계절의 틈에서 봄을 기다리면서, 봄날이 다시금 와도 나는 봄으로 가겠다고, 봄을 찾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바라는 봄은 무엇일까. 무얼 할까, 에서 비롯된 생각은 무얼 할 수 있을까, 무얼 해낼 수 있을까로 묵직해졌다. 산뜻하게 마주할 것들을 곱씹는 버릇으로 무게를 더했다. 봄을 기다리고, 겨울을 잡고 싶었다. 오도가도 못하는 마음이 있어 나는 환절기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결핍을 채워야 할 것으로 채우지 않아 이따금 그리고 여전히 아프다는 생각을 했다. 채웠고 채우지 못했다. 그래서 잘했고 여전히.. 2016. 6. 29.
2015.1.28. 같이 걸을까 이 노래를 들으면 늘 설산이 생각났다. 노래를 온기 삼아 자박자박 발딛으며, 오래 걸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음이 복작일수록 노래를 생각하고 사람을 생각하고 또 설산 오르는 생각을 했다. 눈사람 만들어 냉동실에 꽁꽁 숨겨두었던 철없던 날이 생각났다. 어느날 집에 오니 수돗가에 던져진 눈사람을 보고 할머니께 화내고 서럽게 울었었다. 봄까지 눈사람 지키겠다는 철없고 어린 사명감은 우습고 부끄러웠다. 눈이 참 많이 왔던 고등학생 어느 날, 친구와 큰 눈사람 만들고 귤로 눈도 달아주었다. 쉬는시간에 누가 귤만 빼서 먹어버렸다고, 눈이 사라진 눈사람 때문에 속상해 울었던 친구 생각이 났다. 지지난 겨울, 외근 다녀올 때마다 두유빌드어 스노우맨 노래 부르며 노크하지 않으면 문 열어주지 않던 꼬꼬마들도 생각났다. .. 2016. 6. 29.
2014.12.20. 마음이 약인가 보다 아이들과 목장에 갔던 날. 송아지 여섯 마리가 무럭무럭 자라 이백 마리 넘는 자손을 낳았다는 사장님 이야기를 듣고, 우리 지혜는 아름쌤 빨리 송아지처럼 되라고 어깨를 토닥토닥 했다. 하다 하다 이제는 송아지 닮으라는 소리까지 듣는다. 감기에 복싹 걸렸었다. 숨넘어갈 듯 기침하니 아름쌤 돌아가시면 안 된다고 그런다. 독거노인 소리에 말 잃고 웃었다. 잔망스러운 이 친구들을 어쩌면 좋을까. 친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아직은 나도 어린데.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혀도 아이들 나름의 방식으로 걱정해주는 그 마음이 귀엽기도 하고 예쁘기도 하고. 마음이 약인가 보다. 감기도 나아간다. 내일은 아이들 뜨개질 가르쳐주려고 연습하는 밤. 굵은 실로 짜니 한 줄 짤 때마다 무섭게 늘어간다. 실처럼 겹겹이 얽혀 늘어난 마음을 나.. 2016. 6. 29.
2014.12.13. 보라돌이 보라색 좋아한다고 꼬꼬마들한테 어제 엄청 구박받았다. 흥. 내가 질 줄 알았지. 너희도 보라돌이의 매력에 빠질 거야. 자주 니트에 보라 바지 입고 어제 왓집에서 만든 보라 토마도 달았다. 보라 볼펜도 손에 쥐었다. 보라 목도리를 안 하고 온 게 못내 아쉽다. 이게 뭐라고 오기가 생기나. 꼬꼬마들과 친구먹은 후유증인가 보다. 2014.12.13. 2016. 6. 29.
2014.12.8. 비, 생각 비가 토독토독 온다. 잠깐 오는 비려나. 우산이 없는데. 집 우산은 사무실에 죄다 갖다놓다가 이젠 장소도 가리지 않는다. 안 좋은 버릇만 늘었다. 빗소리는 좋고, 비는 그치면 좋겠다. 이상한 생각도 늘었다. 비 맞는 사람을 그린 적 있었다. 쏟아지는 비에 처마 밑에 선 사람을 그렸다. 겁이 나거나 망설이는 마음이라고 설명을 들었다. 그 마음이 맞았다. 초저녁에 잠들었다가 꿈에서 깜짝 놀라 깼다. 자꾸 걱정을 안고 자니 꿈은 늘 요란했다. 도망치고 쫓기고 떨어지고 그랬다. 떨어진 만큼 키라도 컸으면 팔 척은 넘었겠다. 자기 전 그날 하루 웃음 난 일을 생각한다는 어느 이야기가 생각났다. 선생님 외롭지 말라고 만들어준, 아이들 머릿속 가상의 친구가 하루하루 변신한다. 키가 3미터라 건물에 들어올 수 없어 못.. 2016. 6. 29.
2014.12.4. 과잣값 꼬마가 굶지 말고 일하라고 과자를 사줬다. 과자만 오도독 오도독 잘 먹고 집에 왔다. 오늘은 과잣값을 못 했다. 막무가내로 음식을 입에 쑤셔넣어주는 친구. 밥 안 먹으면 말 안 듣겠다는 친구. 잔소리 하면서도 커피 잘 타주는 친구. 선생님 몫이라며 꼭 남겨주는 친구. 어쩔 땐 꼬꼬마들이 나를 먹여살리는 것 같다. 스물을 한 달 앞둔 친구가 살짝 와서 술 이야기를 했다. 나는 아직도 어른 되기엔 먼 것 같은데, 같이 잔 기울일 친구들은 자꾸 늘어간다. 모두들 예쁘게 잘 자랐다. 잘 자랄 거라 믿는다. 함께 자랄 수 있어서, 그래서 이 일을 참 사랑했다. 할일 바리바리 싸들고 집에 왔는데. 역시나, 지금 할까 아침에 할까 내적갈등했다. 일은 접고 꼬마들 생각을 했다. 아침엔 과잣값을 꼭 해야지. 자야지. 2.. 2016. 6. 29.
2014.12.2. 작은 공식 커피=아름쌤. 보라색=아름쌤. 아이들 덕에 공식이 몇 개 생겼다. 무엇으로든 기억될 수 있어서, 그 마음이 참 고맙다. 2014.12.2. 시장할망 캐릭터와 할망의 지혜로운 한 마디. 아르미썰의 할망은 역시 보라색이라며 쥐어준 주연이 선물. 2016. 6. 29.
2014.11.30. 서문시장 아트마켓 앞집 할머니께 고구마도 받고 따뜻한 물 못 챙겨줬다며 마음도 받고. 뒷집 한아름정육마트에서 커피도 받았다. 아이들 예쁘다며 어른들이 사주신 빵에 시장닭에 나도 덩달아 호강했다. 배부르고 마음도 부른 서문시장 잔칫날. 오늘은 비 온다. 율무차 들고 가서 할머니와 나눠먹을까. 꼬꼬마들 찹쌀순대 또 사줄까. 장사할 걱정은 않고 사람들 손에 뭘 쥐어줄까, 우리 친구들은 뭘 먹일까 궁리만 하고 있다. 이 또한 좋다. 2014.11.30. 2016. 6.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