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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6.1. 잘못 함께 아파하고 공감하되, 아픔에 동화되지는 말아야 한다. 휘청거리는 마음으로 인해 에너지를 소진해 버린다면,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무엇조차 잃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어른들의 잘못이 크다. 그래서 너희에게 미안하다. 그리고 내게 힘이 없어서 속상하다. 2015. 12. 22.
2009.4.26. 겁쟁이 토요일에도 문 닫을 때까지 소란을 떨어야 나가던 아이들이, 요즘은 밥 먹고 한두 시간 컴퓨터를 하다가 알아서 떼를 지어 몰려나간다. 덕분에 가끔씩 일찍 퇴근하는 토요일들이 생겼지만, 그만큼 이 곳이 아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한다는 표시일테니, 마음이 싸하다. 타박타박 시청까지 걸어오는데 바람마저 싸했다. 바람이라도 포근했으면 조금 위안이 되었을 텐데. 내내 맹하게 지내고 있는 내게 자극이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정미경과 김중혁의 소설집을 샀다. 출판사 이름만으로 믿음이 가는 책들이 있다. 문학동네 장편소설은 신인들의 상상력이 싱싱하고 파닥거려서 좋고, 단편소설집은 노련한 작가들의 문체와 흡입력이 좋다. 한 주, 한 주, 크고 작은 일들이 일어나면서 내일은 별다른 소식이 없기를 바라고 있다. 내가.. 2015. 12. 22.
2009.3.23. 무력감 감당하기 어려운 아픔을 지닌 너희들 앞에서, 의연한 척 어른스러운 척할 수 밖에 없는 내가, 돕고 싶은 마음뿐이지 힘이 없는 내가 참 싫다. 넘어져 있는 너희에게 내가 손을 내미는 게 맞는 걸까, 일어날 때까지 기다리는 게 맞는 걸까.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 만큼 강해지길 가만히 바라는 건 방관일까. 어떻게든, 내가 할 수 있는 힘을 다해 억지로라도 일으켜세워야 하는 걸까. 아름샘이란 이 호칭이, 선생님은 참 부끄럽다. 2015. 12. 22.
2009.3.11. 한계 좋은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다짐은 어쩌면,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결국은 나 자신을 포장하기 위한 이기적인 욕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러고 보면, 삶 자체가 하나의 목적이라면 이 삶을 채워나가기 위해 택하는 모든 방식들은 결국 하나의 수단이라는, 그러므로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단기간의 수단으로 삼고 싶지 않다고 했던 내 말이 틀렸다고 지적했던 누군가의 말이 맞는 게 아닌가 싶었다. 다수의 사람들보다 나는 두 배로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에, 이를테면 낯가림을 떨쳐 내기 위해서도, 고착된 상처 탓에 별 것 아닌 일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도, 사람을 사귀기 위해서도,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도, 내 삶의 흔적들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또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서도, 나는 더 많이 부딪쳐야 하고 더 많.. 2015. 12. 22.
2009.2.7. 장난 간밤의 벼락같던 시간, 깨어나 보니 한바탕 꿈을 꾸고 난 것 같은 기분. 무엇이 궁금해서 그랬을까 허탈하면서도 결국은 아직은 어려서 그랬을 거라고, 이해를 해야 하는 걸까. 너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놀라게 한 만큼, 느낀 바도, 마음의 괴로움도 얻었겠지.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너희들 스스로 겪을 맘고생은 스스로 받는 벌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아직은 자라고 있는 중이니까- 라고 많은 행동들을 이해하고자 노력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리다는 것만으로 모든 것을 감쌀 수 있는 것은 아니잖니. 간밤 일을 통해 너희들이 뭔가 더 배우고, 보다 성숙해지길 바라며 피식 웃을 수밖에. 내게도 많은 생각거리들을 던져 주었다. 2015. 1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