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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9. 야옹이 가족, 앵두 보리 호두, 야시카 T3, 후지 C200 2017.9. 사무실 그리고 집, 야시카 T3, 후지 C200 #. 서촌 사무실. 길친구 야옹이와 아가 넷. 아기들이 삼개월 됐을 무렵. 야시카 T3를 마련했다. 손에 익지 않아 사진이 서툴다. 흔들린 사진이 많지만 야옹이와 아가 넷이 모두 함께 있던 때를 지우지 못한다. 설렜고 미안하고 마음이 아려 꺽꺽 울었던 날들. 그리운 야옹이 가족과 함께 보낸 9월의 날들. 노랑이와 반달이는 별이 되었고, 제일 먼저 사라진 밤톨이는 독립했으리라 믿고 싶지만, 형제들처럼 그러지 않았을까 짐작한다. 엄마 야옹이는 아가들을 찾으며 오래 울었고, 무기력한 날을 한동안 보냈고, 다시 토실한 야옹이로 돌아와 사무실 마당을 오가며 지낸다. 턱시도 별이는 범백을 완치하고 나와 함께 산다. 새 가족으로 함께 살아가자고, 새 이름.. 2017. 11. 9.
2016.12.~2017.6. 군산, 야옹이와 호돌이, 골드스타 G7, 코닥 영화용 필름 비전3 200T 2016.12. 군산. 2017.1~6. 서촌 사무실 길친구 야옹이와 호돌이.골드스타 G7, 코닥 영화용 필름 비전3 200T, 캐논 FD 50mm F1:1.8 렌즈. #.군산 #.사무실, 길친구 야옹이와 호돌이. 그리고 노랑이도. 2017. 10. 20.
2016.11.20. 서촌, 골드스타 G7, 아그파 비스타 플러스 400 2016.11.20. 서촌골드스타 G7, 아그파 비스타 플러스 400캐논 FD 50mm F1:1.8 렌즈 #. 사무실 동네 대장이었다던 흰둥이. 어디서 험하게 다투는지 늘 다쳐서 오곤 하던 흰둥이. 입이 아파서 볼이 볼록히 부었던 흰둥이. 닭고기 먹고 일하는 자리 아래 가만히 누워 졸다 가곤 했던 흰둥이. 보고 싶은 흰둥이. #.박노수 미술관 2017. 10. 19.
2016.10.27. 노란우산, 벨로주, 골드스타 G7, 아그파 비스타 플러스 400 2016.10.27. 노란우산, 벨로주 골드스타 G7, 아그파 비스타 플러스 400 캐논 FD 50mm F1:1.8 렌즈 부름과 함께, 블루터치 콘서트 선물을 받고 김목인과 시와의 노래를 넘치게 들었다. 합정을 걷다가 그림책카페 노란우산에서 쉬었다. 읽고 싶었던 그림책을 여러 권 읽고, 갖고 싶은 그림책이 몇 권 있었는데 망설이다 집지 못했다. 곧 다시 가서 사 와야지 했는데, 바쁘다 바쁘다 하며 겨울이 되어 버렸다. 마음은 왜 늘 붐빌까. 말로만 들었던 벨로주는 아담하고 또 단단해 보여서 그 느낌이 참 좋았다. 색이 많이 묻어나는 공간이 아니어서, 공연에 따라 제각기 색을 입을 수 있을 것 같다. 김목인과 시와의 노래로, 쌀쌀한 날씨였지만 온기 있는 그 밤이 그립다. 2016. 12. 1.
2016.9.26. 용문역, 골드스타 G7, 후지 W 포토 200 2016.9.26. 용문역골드스타 G7, Walgreen 후지 W 포토 200캐논 FD 50mm F1:1.8 렌즈 어디에 가려고 연차를 냈는데 일이 취소됐다. 붕 뜬 시간이 어쩐지 아쉽기도 해서, 기차를 오래 타고 책 읽고, 커피 한 잔 마시고 돌아오는 나들이를 하고 싶었다. 경의선을 타고 윤성희 작가의 소설을 읽었다. 용문역에 내려서 마을 조금 걷고 작은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 나는 소설을 읽고 옆 자리에 앉은 스님은 영어 공부를 열심히 했다. 가만가만한 이 시간이 기억에 남는 풍경이구나 했다. 어쩐지 아쉬워 강촌에 내려서 지는 해 조금 보고 다시 전철을 탔다. 가만가만한 하루가 그렇게 흘렀다. 남은 필름으로, 사무실. 길친구 우리 어여쁜 야옹이. 2016. 11. 30.
2016.2.18. 아기새들이 봄을 두고 갔다 날이 덜 춥다. 예쁜 친구들이 봄을 두고 갔나 보다. 남쪽에서 봄을 몰고 온 아기새들을 만났다. 스물일곱, 스물다섯, 열아홉 둘과 종일 종알거렸다. 스물이 되고 서른이 되어도, 언제나 내 예쁜 아기새들. 이곳에서 잘 자라서, 그게 내가 청자에 준 선물이라고 생각한다는 민지의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마음이 왈칵 허물어져서 눈이 시렸다. 그랬다. 그것만으로 넘치게 충분했다. 넘치게 고마웠다. 술친구할 나이를 먹는 꼬꼬마들이 는다. 내가 가난하고 붐벼서 제주에서 시간을 많이 못 보냈다. 마음이 넘치게 부른 만큼 아기새들의 배를 넘치게 채우고 싶었는데, 더 맛있는 걸 못 먹이고 보낸 일이 마음에 걸린다. 아기새들의 길거리 간식으로 내 배가 불렀다. 같이 있는 시간으로 마음이 불렀다. 아이들을 처음 만났던 때를 생.. 2016. 11. 26.
2015.9.12. 개구지게 놀았던 어느 날 개구지게 놀았던 어느 날. 목걸이 선물을 처음 받았는데 그게 클립일 줄이야. 꼬꼬마는 기억이나 할까. 못 본 사이에 더 예쁜 아가씨가 된 꼬마친구 얼굴을 내일 볼 생각에 마음이 설렜다. 수학여행 온 친구를 공항에 배웅하러 나간다. 같이 떡볶이 먹던 아이에게 조금은 어른스런 선물을 챙기면서 웃음도 나고 마음이 간지러웠다. 지난 시간과 사람 생각에 조금 시큰거렸다가 피식피식 웃음나는 일들이 생각나서, 또 좋았다. 열셋, 열넷. 이때 만난 친구들이 스물이 되는 날들에 함께하는 일이 참 좋았다. 친구들이 스물이 되고 서른이 되고 더 어른이 되어도, 나는 언니나 누나가, 이모가 되어, 자라는 날들을 쓰다듬고 아끼면서, 다른 색으로도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다. 더 크면 맥주 한 잔 하자고 웃으며 말했던 날들이 오늘.. 2016. 11. 25.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 찬비가 후두둑 후두둑 굵다. 고양이 밥을 챙기러 잠깐 사무실에 왔다. 금요일에 그릇 가득 사료를 붓고 통조림도 열어주고 퇴근했는데 하루를 건너뛰고 오니 설거지한 것처럼 그릇이 깨끗했다. 비가 오니 어제 오지 못한 일이 더 미안해졌다. 기다리는 친구들은 오지 않고 비는 더 후두둑 내린다. 고양아, 고양아. 어디서 헤매니. 밥은 먹었니. 비는 잘 피하니. 지하철역 앞에서 빗길에 비둘기 둘이 무슨 공을 차며 노나 했다. 가까이 보니 삼각김밥을 둘이서 콕콕 쪼아 먹고 있었다. 버려진 것일지 누가 주었을지 제 몸의 반만 한 밥을 필사적으로 먹었다. 거리에서, 도시에서, 길의 동물들이 사는 방법. 아니 살아남는 방법. 사무실을 찾는 길고양이들이 짧게나마 다가오는 것도 곁을 내어주고 밥을 얻으.. 2016. 10. 23.
시간 잘 다독여지지 않는 날들이었다. 당신과, 당신도 그러할 것임을 안다. 속엣말이 따끔거렸다. 말들이 형태를 갖추지 못해 꺼낼 수 없었다. 말로도 침묵으로도 아플 것이었고 나는 무엇도 할 수 없어서 침묵했다. 누구도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는데 나로 인해 모두 아팠다. 원망하지 않았고 바라지 않았다. 나를 미워하지 마라, 문장을 계속 받았다. 읽고 또 읽으면서 내 마음이 정말 그랬나 싶었다. 미워했던가. 무엇을 바랐던가. 그러지 않았다. 그러지 않다 생각했었다. 혼란스러웠다. 나는 침묵으로 화를 내고 있었다. 나 따위가 뭐라고. 무슨 자격이 있다고. 서로를 겨냥하는 말들이 사람 사이를 오갔다. 일곱 살의 나와 열 살의 나와 열여덟 살의 내가 뾰족이 찔렀다. 서른의 날들은 지워지고 위축된 어린 애가 되었다. 시.. 2016. 10. 21.
고양아, 고양아. 길고양이 식구들을 만난 지 한 달이 찬다. 세 주가 지나는 사이 아기들이 떠나 엄마 혼자 남았다. 한 아기는 별이 되었고 두 아기는 어디서 꼭 살고 있길 하며 마음으로 염려를 누른다. 아기들이 있을 땐 꼭 곁에서 지켜보고 밥도 항상 아기들이 우선이었던 모성이, 혼자가 되니 다시 어린 고양이로 돌아가는 것만 같다. 아기 하나가 축 늘어졌을 때 야옹 야옹 가냘피 울던 엄마는, 이제 밥을 잘 먹고 가끔은 벌레를 잡고 놀다 혼자 깜짝 놀라기도 하고 현관이 열렸을 땐 사무실 안까지 들어와 쓱 출근을 하고 가기도 한다. 다행이다. 엄마 고양이 너는 잘 먹고 털도 보드라워지고 있어 참 다행이라고, 밥 먹는 굽은 등을 보며 그저 잘 먹는 모습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네 식구일 때는 이름을 부르고 싶었다. 섣불리 .. 2016. 10.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