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제천살이 마치고 돌아왔다. 그동안 못 봤던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너를 기억해를 틀어두고 자다 깨는 사이 사이, 꿈에 한 달 간 살았던 야외음악당과 들어가보지도 않은 옆집 체육관이 나오고, 사람들과, 보지도 못한 방송 이야기들이 엉켰다. 정신없이 잤다. 꿈 탓에 지난 계절이 더 낯설었다. 배가 고파서 기어나왔다가 한강까지 왔다. 내일은 처서. 나는 한계절을 살고 왔는데 이곳 사람들의 계절은 여름밤이다. 불빛도, 사람들 소리도, 달리는 자전거도, 여름냄새가, 여름소리가 가득하다. 그냥, 잠만 자다 이렇게 가는 내 여름밤이 아쉬워서. 뒤늦게 재주소년 신보를 들으며, 발도 까닥까닥. 마음도 까닥까닥. 세상 만사가 다 실프고 조릅고, 집에는 어찌 가나 싶은데 이 시간이 괜찮다. 한강과도 곧 친해지겠다. 2015.8..
2015. 1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