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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125

2015.4.16. 마음이 붐볐다 꼬꼬마들과 지내면서 웃는 날이 많았다. 바닥에 닿아도 다시 웃었다. 결핍에 내려앉을 때 아이들이 내 좋은 친구들이 되었다. 마음이 붐볐다. 고마운 마음보다 못다한, 못난, 미안한, 미련한. 그런 단어들이 붐벼서 괜찮다는 말 뒤에 실은 괜찮지 않았다. 정리할 목록을 써야 하는데 정리되지 않아 사진 뒤적뒤적하다가 여러 날들이 생각났다. 맺음을 하겠다, 마음을 정한 해. 2014년은 아이들과 옥닥복닥 부대끼는시간을 부지런히 적었다. 적는 일로 마음을 다독였고, 적은 일이 자글자글 구르는 기억이 되어 오늘의 마음이 붐빈다. 마음이 더 붐비는데 그 마음이 싫지는 않아 조금 더 붐비게 두었다. 이 밤도 다 가겠다. 2015.4.16. 2016. 7. 2.
2015.3.30. 아이들의 것이 온전히 아이들의 것이 되는 일 별똥별 꼬꼬마들의 해녀 그림이 우드아트 반재가 되었다. 택배 기다리고 포장 뜯으면서, 아이들 오면 자랑하려고 설레고 간질간질한 마음을 꼭꼭 참았다. 아이들의 것이 온전히 아이들의 것이 되는 일. 반짝반짝 빛나게, 예쁘게 해주고 싶었다. 해녀할머니의 인자한 눈웃음도, 함께 설렌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빛도 웃음도, 참 예쁘다고. 그렇게 또 고슴도치 이모마냥 동네방네 자랑하고 싶었다. 예쁘게 색칠해달래야지. 주렁주렁 걸고 다녀야지. 2015.3.30. 2016. 7. 2.
2015.3.22. 밥으로, 잠으로 가까워지고 정다워진 날들 줄세운 밥그릇 보고 피식 웃고 말았다. 이리 가지런한 친구들이 아닌데. 배고프다고 한데 모여 종알거릴 때는 영락없는 아기새 같은 친구들. 별똥별 친구들과 여행했던 날, 아이들이 끓인 찌개에 밥도 두 그릇씩 비웠다. 같이 먹으니 더 맛있었고, 같이 먹어서 더 든든했다. 밥으로, 잠으로 가까워지고 정다워진 날들. 할 줄 아는 것도 별로 없는데 밥 차려주고 싶을 때가 가끔 있다. 간 본다며 한 입씩 먹고 가는 아이들. 잔소리로 양념 톡톡 더하는 아이들. 설거지 다툼하는 아이들. 잘먹었다고 웃어주는 아이들. 같이 지은 밥이어서 자꾸 생각이 나나 보다. 무얼 해줄까. 뭐가 맛있을까. 2015.3.22. 2016. 7. 2.
2015.3.21. 휴가 별똥별 친구들과 서귀포에 휴가 나왔다. 캠프, 여행, 외박, 부르는 이름은 제각각이지만 마음만은 모두들 휴가다. 작년 아트마켓 신나게 다니며 (내눈에는)고사리손으로 모은 돈으로 기부도 하고 놀러 나온 아꼬운 꼬꼬마들. 그냥 나는 다 아꼽다. 고슴도치 이모니까. 일주일을 밖에서 돌다가 오늘은 꼬꼬마들이 차려준 집밥을 두 그릇이나 먹었다. 아이들과 밥으로 함께하는 시간으로, 소소한 말들과 웃음으로, 배가 부르다. 마음이 부르다. 마음 허전한 어느날, 소소한 기억들이 얼마나 든든한 끼니가 되는지 우리 친구들도 알아갈 테다. 이제 첫날인데 벌써부터 아쉬워하다가 새근새근 잠든 친구들. 친구들의 숨소리도 좋은 밤. 아쉬운 마음까지 좋은 밤. 2015.3.21. 2016. 7. 2.
2015.3.10. 응원 꼬꼬마들과 책을 만들었고, 또 만들어간다. 아이들의 움직임을 예뻐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전화와 말과 글을 받는다. 아이들이 직접 받아야 하는데 선생님이라고 대신 받는다. 잡지의 주인은 아이들, 반짝반짝 빛나는 일들도 모두 아이들의 것. 한 마디 한 글자 온전히 아이들의 손에 쥐어주고, 너희가 참 예쁜 일을 하고 있다고, 참 멋지다고, 그렇게 토닥이고 싶다. 서툴고 걱정 많은 쌤과 함께하며 미안한 일들만 자꾸 보여서 나는 또 미안했는데, 함께 두근거려주고 힘더해주고 자기 것으로 여겨주는 아이들의 마음이 늘 옆에 있었다. 별일은 없었는데, 오늘은 그냥 내 마음이 참 좋았다. 꼬꼬마들의 마음 덕분이다. 2015.3.10. 2016. 7.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