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자신의 시대는 자못 격정적이다. 이 격정 앞에 온몸을 내던져 맞부딪쳐 나가는 사람이 있고, 못 본 척 고개를 돌려버리는 사람이 있다. 뼈아픈 시련을 자기 발전의 밑바대로 삼아 용수철처럼 튀어오른 사람과, 한때의 득의가 주는 포만감에 젖어 역사에 흔적조차 남기지 못한 채 스러져버린 사람도 있다.
- 정민, 『미쳐야 미친다』 머리말 중에서
오늘은 학교에 올라가서 등교거부 청소년 세미나를 들었다. 현황에 관한 이야기들이어서 '그렇구나, 그러면 이제 어떻게'가 꼬리를 물지만, 연구가들이 담당해야 할 영역과 현장에서 담당해야 할 영역이 엄연히 존재하는 것 같다. 그 경계가 없다면 더더욱 좋겠지만, 어쩌면 그 영역이 구분되기 때문에 더 내실있는 것을 얻을 수 있겠지. 다만, 영역을 넘어서서 다른 영역이 해야할 것을 요구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은 없었으면 좋겠다.
아무튼, 더이상 남일이 아니라서 생각이 복잡했다.
오랜만에 학교에 가서 강의 받는 기분으로 앉아있자니, 다시 학교에 다니고 싶었다. 정착하지 못해 학교가 차라리 도피처였는데, 예나 지금이나 도망치고 싶어지면 학교가 생각난다. 그래서 겉으로는 어쨌든 잘 거쳐온 건 다행이었나도 싶은데, 한편으론 그래서 아이들에게 멀리 있나 싶어진다. 비행이라도 했으면 좋았으려나, 생산적이지 못한 생각만 들고.
새로 나온 책들도 눈에 자꾸 들어오지만 요즘은 대학 때 아, 그거 참 좋았었는데 하는 책들이 다시금 눈에 밟히기도 한다. '미쳐야 미친다'도 일학년 때 도서관에서 읽었던 책이었는데 요즘 자꾸 생각나서 사서 읽는 중이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시대는 자못 격정적이라는 말이 오늘 의지가 되었다. 한동안은 마음에 꼭 담아두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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