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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아이들 곁, 2006~2015

2009.11.2.

by 리을의 방 2015. 12. 22.
굉장히 추운 날이었다.
사무실과 부엌에서 몸에 서늘하게 닿는 냉기에 지난 겨울 기억이 순간적으로 살아났다. 그때도 참 추웠었는데 곧 겨울이구나 할 만큼 지나가는 시간들이 새삼 새로워서. 그리고 일년이 다 되어가는데 난 여전히 서툴다는 게 다시금 각인돼서.
자책하고 싶진 않은데 생각이 자꾸 거기에 미친다.
힘을 나눠야 할 이들을 돌아볼 여유가 잘 나질 않아서 그러지 못했다기보다는, 자꾸 내 안에 갇히고만 있는 것 같아서 그러지 않았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하겠다. 해야 할 몫을 다하지 않고 있었는데, 그런 날 찾아 준 네가 참 고마웠다. 내 얘기도 하고 싶었는데 사실 나도 여전히 문제에 매여 있기만 해서, 회피하고 있어서, 내가 해결할 수 있었더라면 더 힘이 될 수 있었을 텐데, 한편으로는 참 미안했다.
마음을 표현하는 데에 서툰 사람들이 마음을 표현해 주어서 고마웠고 나는 또 부끄러웠다. 함께 마음을 표현하지도 못하고 헛웃음으로 말의 틈을 메우는 내가, 정말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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