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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19

2014.12.4. 과잣값 꼬마가 굶지 말고 일하라고 과자를 사줬다. 과자만 오도독 오도독 잘 먹고 집에 왔다. 오늘은 과잣값을 못 했다. 막무가내로 음식을 입에 쑤셔넣어주는 친구. 밥 안 먹으면 말 안 듣겠다는 친구. 잔소리 하면서도 커피 잘 타주는 친구. 선생님 몫이라며 꼭 남겨주는 친구. 어쩔 땐 꼬꼬마들이 나를 먹여살리는 것 같다. 스물을 한 달 앞둔 친구가 살짝 와서 술 이야기를 했다. 나는 아직도 어른 되기엔 먼 것 같은데, 같이 잔 기울일 친구들은 자꾸 늘어간다. 모두들 예쁘게 잘 자랐다. 잘 자랄 거라 믿는다. 함께 자랄 수 있어서, 그래서 이 일을 참 사랑했다. 할일 바리바리 싸들고 집에 왔는데. 역시나, 지금 할까 아침에 할까 내적갈등했다. 일은 접고 꼬마들 생각을 했다. 아침엔 과잣값을 꼭 해야지. 자야지. 2.. 2016. 6. 29.
2014.12.2. 작은 공식 커피=아름쌤. 보라색=아름쌤. 아이들 덕에 공식이 몇 개 생겼다. 무엇으로든 기억될 수 있어서, 그 마음이 참 고맙다. 2014.12.2. 시장할망 캐릭터와 할망의 지혜로운 한 마디. 아르미썰의 할망은 역시 보라색이라며 쥐어준 주연이 선물. 2016. 6. 29.
2014.11.30. 서문시장 아트마켓 앞집 할머니께 고구마도 받고 따뜻한 물 못 챙겨줬다며 마음도 받고. 뒷집 한아름정육마트에서 커피도 받았다. 아이들 예쁘다며 어른들이 사주신 빵에 시장닭에 나도 덩달아 호강했다. 배부르고 마음도 부른 서문시장 잔칫날. 오늘은 비 온다. 율무차 들고 가서 할머니와 나눠먹을까. 꼬꼬마들 찹쌀순대 또 사줄까. 장사할 걱정은 않고 사람들 손에 뭘 쥐어줄까, 우리 친구들은 뭘 먹일까 궁리만 하고 있다. 이 또한 좋다. 2014.11.30. 2016. 6. 29.
2014.11.25. 바람 외근 다니다가 잠깐이지만 비를 맞았다. 가방이나 근무시간이 아니었으면 와르르 쏟는 비, 다 맞고 싶기도 했다. 마음 편히 비 맞는 날도 그러고 보니 오래 되었다. 빗소리가 좋다. 오늘은 잠이 잘 오겠다. 귤 따러 가요. 배낭여행 가요. 자전거로 배낭여행 해요. 빵 만들러 가요. 요며칠 들은 말들. 이런 저런 일들에 같이 하자며 끼워주니 고맙다. 친구들이 하는 말들 잊지 않으려고, 수첩에 포스트잇에 빼곡히 적어 모은다. 한 일보다 모은 일이 더 많아 미안했다. 귀기울이면, 하고 싶은 일도 그리고 할 수 있는 일도 참 많은 친구들. 친구들의 날들에, 예쁜 일들 예쁜 인연들 만들어주고 싶었다. 돌아보면 든든한 날이 될 수 있게 힘 더해주고 싶었다. 한 일. 하고 싶었던 일. 하고 싶은 일. 고마운 일. 미안한.. 2016. 6. 28.
2014.11.9. 수상한 일상 친구들 고기 구워주는데 선생님 드셔야 한다고 말도 예쁘게 한다. 그러면서 내미는 건 파무침 세 접시. 야근하지 말라면서 야근 스티커 붙여주고, 커피 먹지 말라면서 커피 열쇠고리 만들어 강매시킨다. 고마운데 이상하다. 팬인가 싶었더니 정체가 수상하다. 사소하고 소소한 일들 떠올리며 앉은 마음을 일으키는 날. 사람과 사람 사이 주고받은 마음이 가장 좋은 약이다. 어느날 돌아보며 곱씹을 작은 일상들. 잘 기억해야지. 2014.11.9. 2016. 6.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