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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아이들 곁, 2006~2015

2014.7.12. 일이 나를 먹든, 내가 일을 먹든

by 리을의 방 2016. 1. 6.
오늘은 덮밥에 튀김에 아이들과 오징어 여섯 마리를 잡아먹었다. 떡볶이 한 솥도 처음에는 겁이 났는데 이젠 어찌어찌 할 만 하다. 이러다 닭도 튀기겠다. 여기서 이상한 능력치들이 자라고 있다. 요리를 배워서 분식집 이모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공간을 가꾸는 데에 힘이 꽤 들어간다. 설거지든 청소든 내가 너무 열을 내서 하는지 옷이 다 젖고 난리가 난다. 여벌옷을 갖고 다닐까 생각을 하다가, 어이쿠야. 그러면 진짜 사무실에서 살겠다 싶어 관뒀다. 이런 식으로 일이 야금야금 나를 먹었나 보다. 무서운 녀석이다.

일이 나를 먹든, 내가 일을 먹든. 고루하게 살지 않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사람을 알아가고 사귀는 일도 덜 겁이 나고,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좋아하는 일이 더 늘었다. 어설픈 능력치들이긴 해도 어디서 무얼하든 먹고 살 수는 있겠다 싶고. 표정이 좋아졌다는 이야기가 가장 다행이다. 생존력은 짱이니까. 그러니까. 너무 겁내지 않기.

201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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