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5.6.화.
네 시 반 기상, 어색한 정장, 여섯 시 반 출발, 일곱 시 반 도착, 화장품 알러지, 반항하는 아토피, 전체 조회, 교직원 조회, 긴장해서 빨개진 얼굴, 긴장, 두려움, 초조함, 설렘 약간, 부담감 가득.
견학실습 기간 동안에는 나도 저만큼 수업해 보고 싶다고 마음이 몽실몽실 들뜨다가, 교육실습이 시작되자 주눅이 팍 들어 버렸다.
나보다 더 키가 큰 아이들을 보며, 나는 이 아이들보다 마음의 키는 더 클까 싶었다. 공부방 아이들에게 보였던 마음처럼, 이곳 아이들에게도 그런 마음가짐으로 다가갈 수 있을까. 이상과 현실은 많이 다르다. 그렇게 다른 현실에서 이상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 지금 내 역할이다. 수업 잘하는 선생님, 칭찬 많이 하는 선생님, 친해지고 싶은 선생님, 기억하고 싶은 선생님, 아이들에게 내가 듣고 싶은 말들. 내 욕심만큼,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2008.5.7.수.
사람들에게 당연한 것들이 내게 당연하지 않은 혹은 못한 것들이 너무 많아서, 이해심이 큰 사람이 되야겠다고 늘 생각하면서도 소수를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 다수를 이해하는 데에는 벽이 되어 편협한 사람이 되어 버렸다.
경험하지 못해서 그렇게 말이 쉽게 나올 수 있는 게 어쩌면 당연한 것임을 알면서도 미워하는 마음이 생겨버렸다. 마음이 너무 너무 못났다.
내가 아는 것보다도, 나는 참 많은 콤플렉스를 안고 사나 보다.
2008.5.24.토.
오렌지야, 네 정체가 궁금해
'오렌지'의 내용은 어느 정도 이해.
이제 관념적인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그리고 의미있는 시가 될 수 있는 활동을 고민해야.
우리반은 꼴찌에요, 말하는 5반 친구들에게
선생님은 너희들이 참 예뻐서, 다른 선생님들에게도
완소 학급으로 보일 수 있었으면 해서
연구수업 반으로 선택한다고 말하면,
그 마음을 아이들이 알아주었으면.
2008.5.25.일.
오렌지야, 네 정체가 궁금해
'오렌지'의 내용은 어느 정도 이해.
이제 관념적인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그리고 의미있는 시가 될 수 있는 활동을 고민해야.
우리반은 꼴찌에요, 말하는 5반 친구들에게
선생님은 너희들이 참 예뻐서, 다른 선생님들에게도
완소 학급으로 보일 수 있었으면 해서
연구수업 반으로 선택한다고 말하면,
그 마음을 아이들이 알아주었으면.
2008.5.25.일.
지금 이 순간만큼은 너희들에게,
가까이 가기 위해서, 좋은 수업 하기 위해서,
열심히 하는 선생님으로 보였으면 참 좋겠다.
그런 모습으로 기억까지 된다면 정말 눈물나게 좋겠다.
벌써부터 너희들이 그리워지네.
2008.5.28.수.
와장창 자버리고 새벽에 일어나서 급히 과정안 짜는 가운데,
오렌지를 생각하며 가슴이 두근두근.
잘할 수 있을까, 잘해야 하는데, 실수하면 어쩌지, 잘할거야, 음음.
오늘은 준혁이네 반 수업하는 날,
이곳에서도 아이에게 내 수업이 좋은 추억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더 많이 긴장된다.
그리고 우리 5반 아이들에게 공개수업을 알리는 날.
아이들을 향한 진심이, 절반만큼이라도 전해졌으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다.
2008.5.31.토.
아이들 사진만 확대했다 줄였다 자꾸자꾸 보면서
혼자 피식피식
정장과 문학 교과서와 과정안과 오십 분 수업과 벨소리와
해맑은 아이들이 이젠 너무 익숙한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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