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트하우스 손님과 우연히 또 만나 친구가 됐다. 도란도란 얘기를 하다가 어떤 모습일 때 스스로 예쁘다 생각해요, 질문을 받았고, 그러게요, 언제일까요, 서로 웃다가 둘 다 답을 못했다.
그러게, 언제일까. 혼자 남아 곱씹었다.
볕을 쬐다가, 초록색 교복을 입은 여고생들이 소낭밭에 앉아 광합성 한다며 재잘거렸던 어린 날을 생각했다. 푸르딩딩하고 짜리몽땅한 게 꼭 너희라고 동백나무를 말하던 지리 선생님도 생각이 났다. 파릇한 양말을 벗 삼아 풍경에 스몄다. 예쁘다 생각하지 않았는데 돌아보면 예쁜 날이 있었고, 마음이 조금은 너그러워져서 이 시간이 예뻤다.
201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