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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125

2009.7.9. 성장 돌아서면 맘아프고 살살 달래주고 결국은 피식 웃고 말 거면서, 화내고 소리치지 않아도 충분히 말할 수 있는데. 내 성량에 내가 깜짝깜짝 놀란다. 이렇게 변할 줄은 몰랐는데. 아이들이 누가 군대 가면, 누가 대학생 되면, 자기가 어른 되면 너무 징그러울 거라고 말을 하는데, 나도 지금 내 나이를 아이들만큼 했을 때 헤아리지 않았었다. 한창 어른들이 미울 땐 어른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게 너무 싫었고, 생각을 고쳐먹고 난 다음에는 스무 살이 넘으면 많이 달라질 줄 알았고, 정작 스물이 되서는 졸업할 때가 되면 어른스러워질 수 있겠지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 졸업 후 일 년이 지난 지금도 난, 여전히 어리고 여전히 막연하기만 하다. 내년 이맘 때쯤이면, 조금은 더 달라져 있을까.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 해마다 .. 2015. 12. 22.
2009.6.26. 출장 두어 주 전 읽은 '길은 학교다' 가장 많이 자극받은 책, 이제 몇 장 남지 않은 'The Freedom Writers Diary' 서울에서 이틀 간의 진로코디네이터 교육과 다른 지역 청자 및 사회복지기관의 진로지원사례 인터넷 기사로 읽은 wee project 성공사례 ... ... 예전에는 여러 사례를 접하고 댕댕댕 내 머리에 종을 울리는 교육을 받을 때마다 아이들의 잠재력과 변화가능성에 감동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지역적 한계와 적용가능성 여부에 대해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정식으로 일을 시작한 지 육개월 남짓 지났다. 감동적인 사례 뒤에는 한 명의 아이가 변화하기 위해서 지도자와 아이 자신의 수많은 갈등과 절망과 희망과 에너지가 녹아있었다는 것을 이제는 짐작할 수 있겠다. 무력감을 핑계삼아 안주하.. 2015. 12. 22.
2009.6.4. 잠재력 농구공 튕기고, 축구공 힘차게 차고, 땀 흘리고 서로 부딪치고 넘어져도 하하호호 깔깔깔 웃는, 어제 저녁만큼 마냥 그렇게 자랐으면 좋겠는데. 세상이, 환경이, 아무리 너희들을 힘들게 해도, 너희들 안에 숨어있는 힘이 얼마나 무한한지 아무도 헤아릴 수 없으니까, 더욱 튼튼해지렴. 더욱 강해지렴. 너희들의 꿈을, 미래를 가리는 것들을 반드시 이겨내렴. 2015. 12. 22.
2009.6.1. 잘못 함께 아파하고 공감하되, 아픔에 동화되지는 말아야 한다. 휘청거리는 마음으로 인해 에너지를 소진해 버린다면,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무엇조차 잃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어른들의 잘못이 크다. 그래서 너희에게 미안하다. 그리고 내게 힘이 없어서 속상하다. 2015. 12. 22.
2009.4.26. 겁쟁이 토요일에도 문 닫을 때까지 소란을 떨어야 나가던 아이들이, 요즘은 밥 먹고 한두 시간 컴퓨터를 하다가 알아서 떼를 지어 몰려나간다. 덕분에 가끔씩 일찍 퇴근하는 토요일들이 생겼지만, 그만큼 이 곳이 아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한다는 표시일테니, 마음이 싸하다. 타박타박 시청까지 걸어오는데 바람마저 싸했다. 바람이라도 포근했으면 조금 위안이 되었을 텐데. 내내 맹하게 지내고 있는 내게 자극이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정미경과 김중혁의 소설집을 샀다. 출판사 이름만으로 믿음이 가는 책들이 있다. 문학동네 장편소설은 신인들의 상상력이 싱싱하고 파닥거려서 좋고, 단편소설집은 노련한 작가들의 문체와 흡입력이 좋다. 한 주, 한 주, 크고 작은 일들이 일어나면서 내일은 별다른 소식이 없기를 바라고 있다. 내가.. 2015. 1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