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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어제와 오늘

자리

by 리을의 방 2016. 8. 6.
빛나는 글씨가 나오는 기념품 선풍기가 신기해서 한참 만지작거렸다. 사무실을 주로 지키는 나는 신기한 장난감으로 나름대로 요긴하게 쓸 것 같다. 졸릴 때마다 바람 맞아야지.

어제부터 카운트다운이 붙기 시작했고, 공기도 소리도 분주하다. 올해는 외진 자리여서 외롭겠다고 투정을 했는데, 문과 문 사이에 앉아 드나드는 얼굴들을 살피고 눈맞춤하는 자리가 이제는 제법 괜찮다. 사람도 짐도 공기도 바쁘게 지나는 풍경 그 사이에, 잘 머물고 있다.

피터, 폴 앤 매리의 영화는 못 보지만 풀벌레 소리를 얹어 앨범 하나를 오래 듣는다. 작은 고리를 내 시간에 엮어가며, 선선한 여름밤이 또 지난다.

2016.8.3. 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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