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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모임8

필사모임 봄이 오니 사람들이 조금 더 움직여서 그럴까. 작은 방이 꽉 차게 모였다. 익숙한 사람과 새 사람의 호흡이 섞여, 어색한 듯 설렌 듯, 오늘도 잔잔한 봄밤. 2016.3.10. 필사모임 @허그인 목요일 7시 반부터 9시 반까지. 필사모임을 한 뒤로 소설도 시도 노랫말도 주간지도, 마음에 닿으면 베껴적었다. 필사가 버릇으로 붙는다. 연습장에 수첩에 이면지에 틈틈이 적다가 요즘은 종이컵에도 적는다. 사무실에 앉아 숫자들에 끙끙거리다가 숨고르는 틈에 한글을 꾹꾹 적는 일이 괜찮았다. 컵을 깨먹고 보온병으로 대신하다가 혀를 데어먹어서 요며칠은 종이컵으로 살았다. 그덕에 종이컵 자파리에 재미를 붙였다. 사무실 종이컵 낙서는 아쉬워도 오늘까지. 월요일엔 컵을 사 와야지. 2016. 3. 11.
필사모임 지난 겨울 필사했던 흔적들을 훑다가 좋아하는 시간을 차곡차곡 포개두고 싶었다. 어느날 다시 보면 마음이 든든해질 것 같았다. 삼월이 왔다. 필사를 계속 하고 싶은 사람들이 소담하게 모임을 잇는다. 목요일 저녁이 새봄에도 잔잔하게 이어진다. 목요일 7시 반부터 9시 반. 허그인에서. 2016.3.3. 꽃이 고와 찍었다. 집에 와서 사진을 보는데 맞은편에서 필사하는 손이 같이 나왔다. 작은 풍경이 더불어 곱고 포근했다. 그날 그날 필사한 부분 중에서 흔적을 하나씩 모아두기로 했다. 차곡차곡 포개질 문장들이 기다려진다. 2016. 3. 4.
김숨, 바느질 하는 여자 필사모임 여섯째 날. 책 이야기 생각 이야기 사람 이야기 고민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누는 시간이 좋다. 보통 끝나던 시간보다 한 시간을 훌쩍 넘겼다. 긴 이야기에 못 맺은 생각을 혼자 잇다가 두 정거장을 네 정거장 지나서 내렸다. 지나온 만큼 걸었다. 봄이 오셨다는데 아직은 툭툭 터진 손이 아렸다. 베껴쓴 이야기에 사람이 생각나서 속도 조금은 아렸다. 만약에, 조선후기에 내가 태어났다면 삯바느질하고 이야기책 필사하며 생계를 이었을 거라고 혼자 생각했던 날이 있었다. 김숨의 바느질하는 여자를 읽는다. 한 땀 한 땀, 곡절이 많은 삶이다. 영천한복 여자는 자신을 버린 어머니를 사십 년만에 만났다. 어머니에게 입히려고 활옷을 지었다. 옷은 다 지었는데 어머니의 삼일장이 끝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람을 잃고 꿈을.. 2016. 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