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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카메라25

2015.12.~2016.3. 로모피쉬아이1, 코닥 골드 200 2015년 12월, 그리고 2016년 3월. 로모피쉬아이1, 코닥 골드 200 지난 겨울, 율빈이와 정선 나들이 중 마지막으로 남은 사진. 해묵고 자그만 정선목욕탕이 정겹고, 옆에 발걸음 맞추는 동생이 더 정겹던 하루. 신촌에 살 때 171 버스를 환승하던 아현동. 오래된 마을 풍경이 친근하고, 허물고 새로 솟는 풍경이 또 애잔했던 길. 순이 돋던 늦겨울부터 오늘은 꽃순에 얼마나 살이 올랐나, 얼마나 피었나 살피는 출근길이 좋았다. 목련이 쏟아진 사무실 마당. 투둑 툭, 꽃 지는 소리가 듣기 좋았던 지난 봄날. 꽃눈을 쓸고 또 쓸어도 마당을 덮던 흰 목련, 흰 향기. 골목을 나서면 분홍 벚꽃이 몽글몽글했고, 덕수궁 앞은 작은 꽃밭이, 구름이 몽실몽실한 맑은 여름날을, 토독토독한 빗방울을, 작은 나의 하늘.. 2016. 7. 4.
2014.2~3. 서울과 서귀포, 엑시무스, 후지 컬러 C200 2014년 2월~3월, 엑시무스, 후지 컬러 C200.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생각날 때 짬짬이 찍었다. 일도, 놀이도, 만남도, 마음먹고 하려니 더 어렵다. 시간만 믿지 말고 일상에, 몸에 스며야 하는데. 정동길부터 타박타박. 하나 언니와 나들이한 서귀포. 가만가만 마음을 알고 챙겨준다. 마음을 나는 언제 다 돌려줄 수 있을까. 2016. 6. 10.
2014.2. 엑시무스, 투도르 200 2014년 2월, 엑시무스, 투도르(Tudor) 200. 산방산에서. 아이들 손에 카메라를 쥐어주었다. 더울 정도로 맑은 날이었는데 색감이 어딘가 창백하다. 서울 출장 갔다가 비행기 표가 없어서 하룻밤 발이 묶였다. 그덕에 허정허정 인사동도 걷고. 운이 좋아 박수근전도 보고. 밀레의 그림을 보고 나서 하느님 저도 커서 밀레처럼 좋은 그림을 그리게 해주세요 기도했다는 꼬마 시절의 박수근 화가 이야기에 마음이 간질간질했다. 2016. 6. 10.
2014.1.25.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엑시무스, 럭키 슈퍼 200 2014.1.25. 엑시무스, 럭키 슈퍼 200. 1. 2년 만에 토이카메라 손에 쥐고 나간 마실길. 필름 현상이 오래 걸린다 해서, 기다리는 5일 동안 마음이 설렜다. 소박하지만 마음이 따땃한 시간. 현상까지 기분좋은 기다림. 좋은 기운으로 힘을 얻는 일상. 필름도, 필름스캔도 자꾸 값이 올라서 슬프지만 맛있는 밥 먹은 셈 치고 조금은 사치스런 장난질은 앞으로도 계속할 테다. 2. 김영갑갤러리에 가고 싶어한지 만 십 년. 이제야 충동적으로 다녀왔다. 먼곳도 아니면서. 여유가 없던 것도 아니면서. 나는 생각만 너무 많이 했다. 잊은 것도 많았다. 사진마다 바람이 일었다. 거기서 2005년 1월 방영된 다큐를 보았다. 건장한 몸으로 카메라 장비를 들고 누볐던 오름을. 십년 후 바싹 마른 몸이 돼서 눈으로 .. 2016. 4. 26.
2012.7.~12. 엑시무스, 아그파 비스타플러스 200 2012년 7월~12월, 엑시무스, 아그파 비스타플러스 200 1. 2012년 7월. 중문에서 서귀포 넘어가던 길. 일행들 먼저 보내고 지은이와 느지막히 달리던 길. 이날 대정까지 달렸지. 2. 2012년 11월. 아이들 학교에 다녀온 날. 아침 일찍 영평에 다녀오고, 이른 출근에 잠깨러 커피도 사먹고. 3. 2012년의 진로캠프. 함덕고 견학을 하고 들른 함덕 바다. 눈물 쏙 빼게 추웠다. 점심 먹으러 간 중국집. 강아지들이 눈에 밟혀서 아이들이 식당을 떠날 줄 몰랐다. 제주고등학교 동물원에서 만난 친구. 아름쌤 닮았다고 놀림받았다. 인정하기로 했다. 4. 12월, 겨울이 한 발 이른 산천단 길을 걸었다. 실무자 교육을 받으러 간 날이었는데, 유난히 시렸던 대학생 어느 날들이 겹쳐서 마음이 이상했다. .. 2016. 4.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