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의 하이킹을 마치고, 얼마만인지 모를 간만의 프라이데이 나잇, 이었으나. 자려고 누운 오후부터 핸드폰은 불이 나고, 결국 잠은 포기하고 빨래도 하고 병원도 갔다오고 시청도 한 바퀴 돌고 장도 보고. 캠프 마치고 이틀 내내 기절해 있으려고 했더니 오늘도 아침부터 급한 일이 생겨서 비몽사몽인 채로 그렇게 이틀이 지나간다. 밀린 집안일이나 해야지 하고 이불도 돌렸는데 빨래 널 힘도 안 난다.
아이들과 함께하다보니, 없는 체력도 쥐어짜내야 하고(생각보다 체력이 괜찮았던 걸지도 모르고), 장난처럼 말을 통통 받아치는 여유도 생긴다. 힘이 죽죽 빠져도 웃을 힘은 난다. 때로는 그렇지 않은데 그래야 하는 상황이 내 발목을 잡지만, 이제는 일이 아니라 삶이 되어버린 만남들, 사람들. 그래서 지금 하는 일이, 일이 아니라 삶이어서 참 좋다. 이 일을 택하길 참 잘했다.
빨래에 온통 모래 천지다. 바닥에도 데굴데굴 구르는 모래들, 머릿속에도 모래알갱이처럼 데굴데굴 구르는 잡념들. 힘들다는 말을 쉽게 뱉기보다는 힘들어하는 사람을 품어야 하는 내 일과 내 상황. 비틀거려도, 그래도 잘 버텨온다고 생각했다. 간신히 균형을 잡고 있는, 아니다. 무게중심이 자꾸 치우쳐서 찾아야 하는 요즘. 연관 없는 상황들이 힘들다는 생각 하나에 처음부터 하나였던 것처럼 조각이 맞춰진다. 따로 떼어져서, 이따금 조금씩 흔들리는 게 나았다. 모든 것들이 하나로 느껴지니 무게감이 배로 느껴진다. 투정을 부리면 일어난 힘도 내지 못할 것 같았다. 힘듦을 표현하는 데에 인색한 버릇, 어쩌면 그 버릇이 매번 내 발목을 잡는지도 모른다.
지난밤에는 잠도 안 오고 영화관에 갈까, 상영표를 보고 있으니 전쟁도 싫고, 미국 구하는 슈퍼맨도 싫고, 속편은 재미없을까 걱정되고, 보고 싶던 건 시간을 놓쳤고, 머리 식히자고 보겠다는 영화에 뭐 이러나 싶어지니, 내가 그렇게 무난한 사람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복잡한 상황이, 감정이 날 붙드는 게 아니라. 내가 복잡한, 특수한 상황을 만들어버리고 마는 건지. 스스로 무던한 사람이 되지 못하고 마음을 쳐내고, 품지 못하는 건지.
아이들과 함께하다보니, 없는 체력도 쥐어짜내야 하고(생각보다 체력이 괜찮았던 걸지도 모르고), 장난처럼 말을 통통 받아치는 여유도 생긴다. 힘이 죽죽 빠져도 웃을 힘은 난다. 때로는 그렇지 않은데 그래야 하는 상황이 내 발목을 잡지만, 이제는 일이 아니라 삶이 되어버린 만남들, 사람들. 그래서 지금 하는 일이, 일이 아니라 삶이어서 참 좋다. 이 일을 택하길 참 잘했다.
빨래에 온통 모래 천지다. 바닥에도 데굴데굴 구르는 모래들, 머릿속에도 모래알갱이처럼 데굴데굴 구르는 잡념들. 힘들다는 말을 쉽게 뱉기보다는 힘들어하는 사람을 품어야 하는 내 일과 내 상황. 비틀거려도, 그래도 잘 버텨온다고 생각했다. 간신히 균형을 잡고 있는, 아니다. 무게중심이 자꾸 치우쳐서 찾아야 하는 요즘. 연관 없는 상황들이 힘들다는 생각 하나에 처음부터 하나였던 것처럼 조각이 맞춰진다. 따로 떼어져서, 이따금 조금씩 흔들리는 게 나았다. 모든 것들이 하나로 느껴지니 무게감이 배로 느껴진다. 투정을 부리면 일어난 힘도 내지 못할 것 같았다. 힘듦을 표현하는 데에 인색한 버릇, 어쩌면 그 버릇이 매번 내 발목을 잡는지도 모른다.
지난밤에는 잠도 안 오고 영화관에 갈까, 상영표를 보고 있으니 전쟁도 싫고, 미국 구하는 슈퍼맨도 싫고, 속편은 재미없을까 걱정되고, 보고 싶던 건 시간을 놓쳤고, 머리 식히자고 보겠다는 영화에 뭐 이러나 싶어지니, 내가 그렇게 무난한 사람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복잡한 상황이, 감정이 날 붙드는 게 아니라. 내가 복잡한, 특수한 상황을 만들어버리고 마는 건지. 스스로 무던한 사람이 되지 못하고 마음을 쳐내고, 품지 못하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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