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억하고/아이들 곁, 2006~2015

2011.7.26.

by 리을의 방 2015. 12. 23.
근무 마치고 집에 가서 일하려고 서류에 참고자료에 노트북 바리바리 싸들고 갔는데, 집에서 노트북을 꺼내니 전선이 없다. 배터리 잔여시간 38분. 헛. 맙소사. 결국은 집에서 좀 쉬다가 사무실에 나와버렸다. 두뇌가 포화상태인 것 같다. 일요일에는 집 열쇠가 없어서 밤 열 시 반에 열쇠가게에 전화했다. 열쇠가게 통화 안 되면 119 불러야 하나 진심으로 고민했었다. ..... 아이들 책 사줘야 하는데 그것도 깜박하고, 중간보고서 제출일자도 잘못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기한을 넘겨버린. 결국 그 일로 이 새벽에 사무실이다. 난 왜 여기 보고는 매번 밤새서 정리하는지 모르겠다. 우리 인연도 참. 이라기엔, 내가 제때 못했지. 집중력의 문제, 아님 정말 두뇌 저장영역의 문제? 게을러서? 뭐지 뭐지. 그러고보니 일주일 전엔 속에 받쳐입은 티셔츠여서 다행이긴 했지만 옷도 뒤집어입고 다녔다. 나 좀 요즘 심각하다. 노트북 메모리 업그레이드 시키듯이 머리도 그렇게 해야할 판. 가능하다면. 

네가 해야 할 몫을 대신 정리하면서, 이렇게라도 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네가 원치 않는 것을 잘못 준 것일까, 너는 왜 나를 피할까, 나는 널 만나면, 잘 지냈니. 밥은 먹었니. 그냥 이 말만 하고 싶었는데. 내가 네게 부담을 많이 줬을까, 마음이 쓸쓸해져서 잠시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징검다리처럼 건너오는 너의, 그리고 또 다른 너의, 너희의 이야기를 알면서도 걱정하는 마음만으로는 결국 방임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난 너희에게 힘이 되지 못하는구나. 내 마음이 조금, 욱신거린다.


'기억하고 > 아이들 곁, 2006~2015'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1.10.16.  (0) 2015.12.23
2011.8.6.  (0) 2015.12.23
2010.5.17.  (0) 2015.12.22
2010.5.6.  (0) 2015.12.22
2010.4.8.  (0) 2015.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