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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아이들 곁, 2006~2015

2014.10.28. 청자는 열 살

by 리을의 방 2016. 6. 28.
캠프 때는 수줍어서 말 못했다.
열 살의 주인공은 든든하고 아꼬운 우리 졸업생들, 꼬꼬마들이고, 함께할 수 있어서 내 20대가 참 행복했고 따뜻했다고.
어느날엔가 꼭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다.

몇 년 전 어느 날 생각이 났다. 고쓰리 친구가 건물 앞에 불량한 사람들 있다고 퇴근할 때 조심하라는 문자를 보냈었다. 불량한 사람 기준은 무얼까 궁금하고, 어리지만 듬직한 마음이 예뻐서 웃음이 났었다.

함께 놀러간 이날 머리 빗으며 빠진 머리 움켜쥐고 있으니 선생님 머리 빠지면 안 된다고, 머리 빗지 말라고, 중딩 친구가 나름의 잔소리로 걱정해주었다. 화장하라고, 커피 먹지 말라고, 시집 가라고, 야근만 하다가 독거노인 되겠다고, 꼬마들에게 잔소리를 듣는다. 잔소리의 질이 몇 년 새 다르다. 꼬마들이 자란다. 그 옆에서 나도 나이 먹긴 먹어가나 보다.

차곡차곡 쌓이는 그 마음이 있어 열 살 중 아홉 살을 함께했다. 마음의 반동을 약으로 삼아 웃고 울고 그렇게 자랐다. 꼬마들만큼이나 내가 자랐다.

사랑하는 우리 친구들, 늘 고맙다. 힘이 된다.

2014.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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