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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어제와 오늘

서촌

by 리을의 방 2016. 1. 7.

일주일 새, 사무실 근처 두 가게가 문을 닫았다. 12월 마지막 주에는 홍성한우암소만이 문을 닫았다. 1월 첫 주에는 사직분식이 문을 닫았다. 이름없는 두부찌개집인 줄 알았는데 철거현장에서야 해묵은 사직분식의 간판을 보았다. 몇 달 동안 한우고기집 벽에는 노랗고 빨간 현수막이 오래 붐볐고, 어느날 벽이 허전해졌고, 며칠 뒤 폐점을 알리는 작은 종이가 창에 붙었다. 쫓아내고, 쫓겨난다. 개발이라는 이유로, 혹은 보전이라는 이유로, 약자인 가게들은 문을 닫는다. 아홉 달을 오가며 정들어가는 서촌. 아직 동네를 마음껏 아끼지도 못했는데, 쫓아내고 쫓겨나는 풍경들이, 사라지는 풍경들이 서글프다.

"서촌라이프 : 도서관이 사라진다_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기억과 기록" 을 읽고.

사직분식은 소공동으로 옮겼다. 뜨끈하고 칼칼한 두부가 그립다. 


20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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