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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아이들 곁, 2006~2015

2014.7.24. 엥글랑 엥글랑

by 리을의 방 2016. 1. 6.
엥글랑 엥글랑 허지 말라이.
아주 어릴 땐 그래도 이 말을 들으며 자랐었는데, 말수 적은 아이가 되면서 엥글랑거리는 말도 잃었다. 하고 싶은 말은 내속에 차곡차곡 포개두었다가, 포개둔 그 속에 꼭꼭 숨거나, 어느날은 터져서 엉엉 울거나, 그랬다. 착하다는 말에 갇혀서 좀 못나게 자랐다.

엊그제는 직업이 궁금하다고 찾아온 친구들을 만났다. 아이들 인솔자만 하다가 내가 질문을 받으니 마음이 간지러웠다. 친구들에게, 지금 나이에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니까, 어른들에게 충분히 투정도 부리고 떼도 쓰고 하고픈 말들을 많이 표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가 내게 하고 싶은 말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가끔은 떼쟁이가 되어도 그리 나쁜 건 아니라고.

아프지 않은 방법을 찾아, 생각을 감정을 많이 표현하면 좋겠다. 내가 만나는 친구들도. 그리고 나 역시도. 떼를 쓸 수 있다는 건, 마음이 건강하다는 표현이지 않을까. 밤에 생각만 많아져서 여기서 엥글랑거리고 있다. 여기서 말고. 사람에게.

2014.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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