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고7 기억 요사이 읽었던 문장들을 꾹꾹 눌러 적었다. 노란 배를 예순 개 남짓 그렸다. 노란 별을 새겼다. 내일은 길에서 세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지나는 사람들 손에 쥐어주고 싶었다. 어느 갈피에 머물러 마음을 살피는 작은 종이를 만들고 싶었다. 실은 내가 자신이 없어서, 꾹꾹 눌러 적는 일로 마음을 단단히 하고 싶었다. 2016.4.16. 2016. 4. 16. 할머니 꿈 가디건을 하도 입어서 프랑스 할머니, 영국 할머니 별명이 붙었다. 흔들의자에서 뜨개질하는 할머니를 닮았다는 말에 울상을 지었지만 실은 뜨개질도 좋고 바느질도 좋고 태생이 할머니스럽기도 해서 별명들이 괜찮기도 했다. 생산적인 여가생활을 하면 퇴근 후 풍경이 달라질 것도 같아 지난 봄에 자수책을 샀다. 버릇처럼 일속에 일상을 살았고, 손을 움직여야 하는데 그림책 보듯 자수책만 한 장 한 장 읽었다. 언제나 느렸듯 두 계절을 묵히고서야 바늘을 쥐니 프랑스 자수는커녕 이주일 내내 실만 엉켰다. 프랑스 할머니는 아무래도 글렀네 싶었는데 진득하게 잡으니 오리 한 마리가 나왔다. 급하지 않게. 진득하게. 그럼 되었다. 진득한 마음을 중심으로 삼고 싶었다. 마음의 풀기가 끈적이지 않아 내가 싫었고, 그 마음이 부끄러워.. 2016. 1. 5.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