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간이 되면 불이 잦아든 밤 풍경은 거기도 여기도 비슷해서, 어쩌면 일상에 잘 스며들고 있는지도 몰랐다. 비가 언제 왔다 갔을까. 촉촉한 밤길이 좋아서 김동률의 노래도 들으며, 이 사람의 목소리는 바닥을 치는 노래가 제일 좋다고 생각하며, 그림자를 반복해서 듣고, 그림자처럼 걸었다.
오래 앉아 일을 하면 일찍 죽는다는 기사가 신경쓰이기도 했고, 핑계가 필요했을지 한 살 더 먹는 나이를 생각했을지, 퇴근길마다 조금씩 걸었다. 경교장까지 가다가 기분이 더 내키면 시청까지 걷고, 오늘은 충정로까지 가던 길 도로 돌아와 지하철을 탔다. 단도리 잘하라고, 할머니께 많이 들었던 말. 단속은 단도리의 질감이 살아나지 않아서, 그냥 더 좋아했던 말. 단도리를 잘해야 하는데. 잊지도 말고 잃지도 말고. 잘 챙기며 살아야 하는데 놓칠수록 걷는 때가 잦았다.
생각이 그칠 만큼 오래 걷는 길을 하나 만들어둬야지. 오늘의 귀가도 여기서 끝.
2015.9.2.
오래 앉아 일을 하면 일찍 죽는다는 기사가 신경쓰이기도 했고, 핑계가 필요했을지 한 살 더 먹는 나이를 생각했을지, 퇴근길마다 조금씩 걸었다. 경교장까지 가다가 기분이 더 내키면 시청까지 걷고, 오늘은 충정로까지 가던 길 도로 돌아와 지하철을 탔다. 단도리 잘하라고, 할머니께 많이 들었던 말. 단속은 단도리의 질감이 살아나지 않아서, 그냥 더 좋아했던 말. 단도리를 잘해야 하는데. 잊지도 말고 잃지도 말고. 잘 챙기며 살아야 하는데 놓칠수록 걷는 때가 잦았다.
생각이 그칠 만큼 오래 걷는 길을 하나 만들어둬야지. 오늘의 귀가도 여기서 끝.
2015.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