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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어제와 오늘

새 친구

by 리을의 방 2016. 9. 24.
사무실에 길고양이 친구들이 한 주째 온다. 그전부터 오갔던 걸 이제 알아챘을지도 모르겠다. 동물을 잘 아는 국장님이 밥을 사다주었고, 사무실 식구들이 돌아가며 밥을 챙긴다. 출근할 때, 열두 시에, 서너 시쯤 새참으로, 여섯 시에, 꼬박꼬박 밥 먹으러 온다.

 아가들만 조심스레 와서 먹고 가더니 어제는 엄마도 경계를 풀었는지 그릇에 얼굴 박고 폭 앉아 밥을 먹고 졸다 간다. 아가들은 놀고 나무를 타고 밥을 먹고 흙을 파고 똥도 누고 또 앉아 논다. 아가는 아가인지 세상 모든 게 신기한가 보다. 바스락거리는 낙엽 소리에도, 날아가는 벌레에도, 동그란 눈을 반짝거린다. 한 팔 거리에 앉아도 이젠 가만히 앉아서, 저 큰 동물은 뭔가 싶은 얼굴로 그 예쁜 눈을 깜박거린다.

일하다 창밖에 오가는 고양이들 살피는 일로 마음이 간질거린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들을, 그리고 보살피는 일을 잘 알고 싶어졌다. 얘들아, 우리 친구 하자.

2016.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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