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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어제와 오늘

정체를 알 수 없는 드미

by 리을의 방 2016. 3. 13.

요며칠 최백호 아저씨의 목소리가 좋다. 아름다운 시절을 듣다가, 참 좋은 시절 드라마 결말을 못 본 일이 생각났다. 생각해보면 어린날부터 그랬다. 세일러문도 천사소녀 네티도 마지막회를 못 봤다. 놓친 것도 같고, 안 본 것도 같다. 친구에게 줄거리를 듣는 일로 대신했다. 자라면서도 드라마가 마지막회에 가까워지면 어느 때에 맥을 놓았다. 다 지나고 나서야 검색으로 결말을 찾고 기사를 읽었다. 다 알고 나서야 못 본 회차들을 되짚어 다시보기를 했다.

결말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마주하지 못했다. 겁일지, 공상일지, 못남일지. 지금도 간간이 그러는 나는, 왜 그랬을까. 

주말을 다르게 살아보려고 드라마를 안 본 지 두 달이 넘었다. 그러면서도 궁금은 하고 매달리기는 싫어서 가끔 기사로 드라마를 읽는다. 이것도 병이다.

국장님이, 사무국에는 완결드미(드라마에 미쳐 있는)도 있고 본방사수드미도 있고 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드미라고 했다. 맞는 것 같다.


최백호 아저씨로 시작해서 기승전 드라마. 중병이다 싶다.

2016.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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