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1 이병률, 찬란 호흡을 가다듬는 시가 있다. 마음을 다독이는 시가 있다. 한 구절 한 단어, 마디마디 담긴 의미가 명료하게 해석되진 않아도, 행간에 자간에 마음으로 전해오는 미묘한 떨림이 마냥 좋은 시들이 있어 이따금 시를 찾는다. 생각이라는 것 자체를 내려두고 싶은 순간들이 자주 생긴다. 그런 마음이 드는 것도 결국, 생각이라지만. 넋놓고 풍경을 보듯 정서의 풍경에 빠져 몇 번이고 곱씹는 시행의 울림에 위안받고 싶은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럴 때 시는, 소설 한 권만큼이나 내게 묵지근하다. 빛나는 단어는 내게 어색하다고 생각했었다. 언젠가부터 궁극의 감정이 잘 느껴지지 않았고, 하루를 딛는 일이 무거웠다. 하루를 잘 살아냈으니, 또다른 하루를 잘 맞이했으니, 그것으로 됐다고 생각했었다. 과거와 현재의 역동을 인정.. 2015. 12. 2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