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유랑1 독서유랑, 이상의 집 공부 말고 이상을 스스로 마주했던 적이 언제였을까. 그리고 서촌을 느슨하게 걷는 것도 오랜만이다. 책읽는지하철의 독서유랑단에 참여했다. 7월은 시 유랑. 비가 촉촉한 날, 사람들과 마주앉아 시를 읽었다. 이상이 두 살부터 스무 해 가량 살았다던 집, 이상의 방으로 짐작되는 자리에 앉았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그의 시를 읽고 나누고 캘리그라피를 배웠다. 사람들이 모이니 시집 한 권에서도 저마다 고른 시가 같고 또 달랐다. 하나의 시에서도 마음이 닿는 곳이 같고 또 달랐다. 모더니스트, 천재와 같은 수식어로 인해 실은 온전히 마주하지 못했던, 시마다 머물렀을 그의 감정을, 풍경을 생각했다. 꽃나무를 다시 읽었다. 몇 해 전 어느 밤에는 제가 생각하는 꽃나무에 갈 수 없는 나무와 달아나는 나의 모습이 서글펐.. 2016. 7.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