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의 끝1 장난처럼 나의 절망은 끝났습니다 이성복 시인의 '그 여름의 끝'을 좋아한다. 한 차례 두 차례 폭풍에도 넘어지지 않은 나무백일홍의 이야기. 여름의 끝에서 '장난처럼 나의 절망은 끝났습니다' 하고 끝나는 담담한 구절이 좋았다. 조금 오래 한 고민이 있었다. 쥐지도 놓지도 못하다가 거리를 조금 두어보자고 생각했다. 시간과 거리에 비례하는 무언가가 나오길 바라보지만. 모르겠다. 갈팡질팡한 생각이 간지럼에도 파르르 떠는 나무백일홍 같았다. 넘어지지 않은 나무백일홍을 믿어보기로 했다. ----- 그 여름의 끝 그 여름 나무 백일홍은 무사하였습니다 한차례 폭풍에도 그 다음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아 쏟아지는 우박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습니다 그 여름 나는 폭풍의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그 여름 나의 절망은 장난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지만 여러 차례 폭풍.. 2016. 1.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