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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 FD 35-70mm f3.5-4.511

2016.9. 서촌, 골드스타 G7, 아그파 비스타 플러스 200 이제 진짜 가을 하늘이구나 싶어 점심 대신 몽글몽글한 구름 아래 한참 앉았던 때. 종로도서관에 책을 반납하고 사직동 그 가게나 공존에서 차 마시고 들어가면 점심 시간이 딱 끝난다. 이따금 넋놓고 앉을 수 있어 아끼는 작은 골목들이 오래 오래 자리를 지키기를. 오래 오래 내 자리다, 우리 자리다 싶은 곳이 남아 있기를. 쨍한 해를 마주하고 찍으니 같은 하늘이어도 바다색. 마음이 폭 놓이는, 사직동 그 가게. 화창한 날씨인데 실내에서 찍으니 비올 것 같은 늦은 오후 색감이다. 어두우면 어두운 대로 괜찮다. 생각지 않은 색을 얻는 재미가 좋다. 사무실, 요즘 가장 반가운 길고양이 손님. 친구가 되고 싶어 조심스레 살피고 밥을 챙긴다. 사진을 엽서를 자석을 말린 꽃을, 좋아하는 것들을 덕지덕지 붙여둔다. 일하다.. 2016. 10. 1.
2016.8. 제천, 골드스타 G7, 아그파 비스타 플러스 200 제천에서 일하는 동안 카메라를 갖고 갔지만 사무실 앞 호돌이 사진 하나 남았다. 마음이 뭐 그리 바빴을까. 더웠고 밤을 밝혔고 붐볐던 8월이었다. 몇 안 되는 사진에 지난 여름이 아스라하다. 여덟 시, 출근 버스를 기다리는 세명대 기숙사 마당. 잔디를 가로질러 뛰어가던 고라니를 잊을 수가 없다. 높은 산 숲 같은 곳곳이, 노루가 앉아놀던 제주대 잔디밭도 닮아 학교에 앉아 있으면 어린 날 생각이 많이 났다. 늘 씩씩하게 서 있는 팔팔년생 호돌이 나는 토마토가 먹고 싶었나 보았다. 2016년 8월, 제천, 골드스타 G7, 아그파 비스타 플러스 200 2016. 10. 1.
2016.6. 춘천과 서울, 골드스타 G7, 후지 컬러 200 물이 그리워 공지천을 찾았다. 바다 대신 강을, 오리 대신 오리배를, 사람 대신 풍경을. 한 달에 필름 하나, 꼭 그만큼만 스스로 챙기고 살겠다고 걷는다. 사는 일이 어느 날은 멈춘 것도 같았는데, 천천히 그리고 찬찬히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2016.6. 춘천과 서울 골드스타 G7, 후지 컬러 200 춘천 공지천 서촌, 점심 대신 산책. 2016. 7. 9.
2016.5.~6. 춘천과 서울, 골드스타 G7, 아그파 비스타 플러스 400 요즘은 아그파 필름이 좋다. 코닥의 따뜻함과는 질감이 다른, 무심한 따뜻함이 좋다. 2016.5.~6. 춘천과 서울 골드스타 G7, 아그파 비스타 플러스 400 5월, 춘천 김유정역 실레마을 서울, 비단콤마에서 만난 제주의 토마 남산도서관 가는 길 춘천 운교동, 봉의초등학교 2016. 7. 8.
2016.4.~5. 서촌과 연희동, 골드스타 G7, 아그파 비스타플러스 400 사무실이 서촌인데 안에만 박혀 있으니 더 서촌을 모른다. 예쁜 동네인데 일상 공간이어서, 그래서 마음을 먹어야 산책이라도 나서게 된다. 잘 찍지도 못하는데 큼직한 필름카메라를 사무실 식구들에게 보이는 게 어쩐지 부끄럽기도 해서 못 꺼내다가, 마음 먹고 손에 쥐고 나선 점심 산책. 내가 좋은데 뭐 어때, 싶다가도 자꾸 마음을 먹고 여러 번 다잡아야 하게 되는 일들. 작은 일 하나 하나에 내 품성이나 경향 같은 것들을 들킨다. 어쩌면 들킬 수 있어, 돌아볼 수 있어,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이따금 나들이 오는 국장님네 장군이와 딸기가 참 예쁘다. 우리 팀원 시켜달라고 졸랐다. 이렇게 출근을 하고 나면 집에 가서 코 골며 곯아떨어진다는 귀여운 친구들. 요즘 퇴근은 걸어서 한다. 광화문에서 창덕궁까지 담에 붙어 .. 2016. 5.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