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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집2

바람을 쐬고 싶었다. "나 대신, 다 다녀줄래요?"이 말에 나는 내 어깨를 부딪쳤다. 적어도 나에게 그렇게 말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사람은 태어나 평생 16만 킬로미터를 걷는다고 한다. 그 길이가 무려 지구 세 바퀴. 16만 킬로미터보다 더 넓은 가슴을 가진 한 사람이 내 앞에 있다는 게 터지게 터지게 좋았다. 나는 어딘가로 갈 때마다 그 말이 담긴 작은 상자를 가방에 담았다. 그 가방은 아무리 다른 뭔가를 넣어도 무겁지 않았다. 이병률,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달. ________ 바람을 쐬고 싶어서, 가게 간다고 갈아입은 옷이 아쉬워서, 타박타박 걸었는데 늦은밤 갈 곳이 마땅치 않았다. 소란스런 카페에서 이어폰 볼륨 높이고 내 동굴을 만드니 마음이 나아졌다. 좋은 문장을 베껴쓰니 말들이 내것이 된 것 같았다. 더 어릴.. 2016. 1. 9.
전연재, 집을 여행하다 전연재, 집을 여행하다, 리더스 (2013) "같은 사물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것이 될 수 있다. 경험과 지식의 다름에서 오는 시각의 차이는 보다 다양한 해석과 상상을 가능하게 했고, 이런 다양성은 삶을 보다 풍성하게 만드는 근원이 되었다. 그것이 우리가 다른 누군가를 끊임없이 만나고 싶어하는 이유이고, 시간과 돈을 들여 기어이 길을 떠나는 이유일 것이다. 반짝이는 눈빛을 잃지 않기 위해, 더 많이 이해하기 위해. 그래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그 어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 그리고 마침내는 서로를 껴안기 위해." "식탁이라는 공간의 의미는 크다. 삶의 가장 근원이 되는 음식을 나누고, 각자 만들어온 이야기를 나누기 때문이다. 그를 통해 우리는 배를 채우고, 영혼을 살찌운다. 또 식탁 언저.. 2015. 12. 23.